DJ BEAT(디제이 비트) 후기

의정부시 신세계백화점 CGV에 있던 의정부 펀잇이 없어지고 CGV가 직영 오락실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새로운 게임을 목격했습니다. DJ BEAT라는 이름의 이 게임은 리듬게임으로 흘러나오는 음악과 레일에서 나오는 표시를 확인하고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는 게임입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우선 게임기는 꽤 큽니다. 체감상 40인치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대략 저 사진의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까지 직선거리로 12cm정도인걸 감안했을때 그 크기가 감히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큽니다.

천원자리 한장을 넣고 시작하면 레벨선택이 나옵니다. 예전 DDR처럼 난이도별로 선택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 난이도는 채보 난이도로 나누는게 아니고 단순히 판정을 가지고 나눕니다. 모드선택 오른쪽 하단에 그 판정범위가 나와있는데 구체적인 시간이 적혀있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판정범위를 알 수 있는 수준에 그칩니다.

판정을 기준으로 모드를 나눈다는 발상은 처음이나 판정을 엄격하거나 여유롭게 하는 식으로 구현한 것은 이미 EZ2AC의 5K루비나 펌프 잇 업의 랭크모드에도 구현된 상황이라 새롭진 않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 메인모드를 결정하는것은 처음이긴 한데… 이럴거면 그냥 게임옵션에서 판정모드를 만드는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노래 선택화면은 EZ2AC가 연상되는 모습입니다. 이마저도 터치스크린을 재밌게 조작한다는 모습은 없었고 단순히 좌/우 화살표를 터치해서 노래를 고르는 정도입니다. 노래는 미리 들을 수 있으나 당시 게임장이 너무 시끄럽게 돌아갔고 기기 소리도 작아서 제대로 듣기 힘들었습니다.

거기에 수록된 노래는 불과 20곡이며 특별히 K-POP등 유명한 노래를 수록하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순수히 자체제작한 노래나 외주로 추정되는 노래만 남아있는데 이 노래들의 퀄리티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리듬게임에 어울린다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장르는 발라드 여러곡,락,일렉트로닉 소수 등등 대중적이고 이미 많이 발표된 장르들이며 전체적으로 비슷비슷 했습니다.  의외로 8비트 레트로 분위기의 노래도 있긴 했지만 뜬금없어보였습니다.

왠만한 리듬게임들은 초기에 유명한 노래를 라이센스해서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게 정석이며 하다못해 오리지널곡만으로 승부하는 EZ2AC도 엄연히 라이센스곡을 수록했던 적이 있고 초기에는 대중음악 작곡가를 모셔와서 당시 K-POP에 비교해도 대중들이 친근해질 수 있는 노래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여기 자체제작 곡들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음악 장르의 기본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 하다가 하다못해 표절은 안되겠지 라는 생각에 살짝 벗어나는 느낌의 노래뿐들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노래의 디스크를 누르면 바로 레밸하고 옵션이 보입니다. 사실 노래 고르는 창의 오른쪽 위에 난이도는 표시해주지만 생각보다 눈에 확 띄진 않았습니다.

플레이 옵션은 난이도 설정하고 스크롤 속도 설정 뿐이며 이마저도 너무 단촐합니다. 좋게 보자면 처음 리듬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겐 매우 간단한 옵션설정이긴 합니다. 이는 어느정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지만 첫 인상이 많이 부족해 보이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마저도 게임 중에는 배속 설정을 바꿀 수가 없었구요.

 

정황없이 게임을 하다 보니 게임 플레이 화면을 찍지 못했기에 일단 grac.or.kr 에 공개된 게임 설명서의 스크린샷 하나를 인용합니다.

6개의 레일에서 내려오는 노트가 판정선에 닿을 때 아랫쪽 동그란 부분을 터치합니다. 터치하는 부분이 겉으로 보면 실제 물리버튼으로 보이는데 순수 터치스크린입니다.

판정은 총 5개로 나뉘어지는데 생각보다 판정이 많이 짭니다. 정확히는 MISS를 제외한 나머지 판정범위의 합이 너무 적습니다. 어이없게도 너무 짠 나머지 첫번째 곡에서 체력이 0이 되면서 게임오버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게임은 폭사시스템이 있습니다. 그것도 1스테이지부터 폭사가 됩니다. 너무 어이가 없는 나머지 돈을 한번 더 넣고 아까보다 한단계 낮은 모드로 게임을 다시 했습니다.

우선 판정이 너무 짠 것에 비해 채보 난이도는 꽤 있었습니다. 일부러 중간수준의 난이도를 골랐는데도 물량이 꽤 있다는 거는 최고레벨에선 그저 할말을 잃게 만드는 난이도를 선보인다는 거죠.

그리고 노래 길이도 너무 길었습니다. 몇분인지 재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2분 30초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최대 3곡까지 가능하죠. 우선 노래 길이 및 게임 플레이에 대해선 의외로 꽤 긴편입니다. 그러나 이게 짜디짠 판정과 너무 긴 노래때문에 오히려 의미가 없다못해 불쾌감만 느끼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리듬게임에서 노래 길이는 1분 50초에서 2분 20초정도로 지정하는데 이는 짧은 시간동안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또한 난이도가 어려운 노래의 경우 오랫동안 노트를 터치하다보면 손이나 손가락, 발등이 움직이게 되고 이로 인해 피로감이 급격히 쌓이게 됩니다. 그러나 너무 긴 노래시간은 체력적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는 게임플레이시 큰 장애요소로 작용합니다.

이외에도 FEVER라는 요소가 있는데 마치 DJMAX의 그것을 연상되게 합니다. 이건 제대로 기억나지 않으므로 일단 패스합니다.

판정의 경우… 모드선택을 떠나서 모든 모드에서 배속을 올릴 경우 판정범위가 매우 좁아집니다. 그리고 모니터의 지연시간이 꽤 있었는지 몰라도 조금 일찍 쳐야 판정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게임 플레이결과입니다. 1스테이지에서 폭사해도 게임 결과는 보여줍니다. 판정하고 점수, 최대 콤보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클리어 할 경우 EZ2AC처럼 랭킹에 자신의 이니셜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2018년에 3글자밖에 지원하지 않는 모습이 매우 아쉽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터치를 하지 않음에도 터치가 인식된 표시가 있었습니다. 하드웨어적 오류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 게임의 문제점을 나열해보자면

1. 판정감을 잡는게 어려움(가장 낮은 모드와 느린 속도에선 퍼펙트가 쏟아지지만 배속만 올려도 판정이 들쑥날쑥해짐)

2. 이미 너무 익숙하다못해 신선하지 않은 터치스크린 리듬게임이라는 장르

3. 익숙한 느낌이지만 부족함만 느껴지는 오리지널 수록곡

4. K-POP 등 라이센스로 유명한 노래를 넣지 않음

5. 튜토리얼 같은 기초적인 게임 설명이 거의 없음

6. 너무 커서 조작하기 어려운 화면크기

7. 배속에 따른 판정 변화의 존재(배속이 높아질수록 어려워짐)

8. 게임오버 시스템의 가혹함(요즘에 1튠 중간폭사하는 리듬게임 진짜 찾기 힘듭니다.)

9. 카드나 USB메모리나 네트워크 시스템 등 개인 기록의 저장이 불가능함

10. 노래가 꽤 길어서 체력적으로 부담생김

11. 위 문제점들하고 맞물린 나머지 게임이 너무 재미 없음

12. 유사장르의 게임들을 밴치마킹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게임 레이아웃 및 구성

13. 이 게임을 1000원 지폐로만 인식하도록 설계함(코인기 공간은 있으나 설치하지 않고 출고함) – 천원을 넣고 할 가치가 있을지?

 

한줄 요약 – 게임의 탈을 쓴 천원짜리 출금 불가능한 저금통

 

이 게임은 제가 오락실에서 이제까지 돈을 넣고 한 게임중에서 제일 재미 없었고 돈이 아까운 게임입니다.

게임을 잘 안하는 라이트 게이머들은 단순히 취향이 안맞으니까 안하면 그만이지만 이건 유사장르에게 익숙한 사람들도 게임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심각합니다. 저는 차라리 그 유사성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선방한 수준이라고 보는데 그 유사성에 이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 심각하게 재미없었고 또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오락실 게임하고 크게 접점이 없는 라이트 게이머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데 그 사람들조차도 재미없어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농구게임이나 다른 리듬게임이나 다른 장르의 게임 등등 이미 오락실에 나와있는 게임을 누구나 처음 해도 재밌다고 느낄겁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발매사인 (주)모어스의 사업소개란하고 제작사인 NTWO Studio와 관련된 기사를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이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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